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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6

여성의 삶을 그리다, 어떤 여인들 (Certain Women, 2016) 의 담백한 연출 방식 이 영화는 네 명의 여자가 등장하는 각각 세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그녀들의 삶을 관찰하듯 보여줍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변호사로 일하며 고객을 상대하는 로라의 이야기가, 두 번째에서는 집을 짓기 위해 사암을 구매하려는 지나의 이야기가, 세 번째로는 야간 학교의 한 젊은 법대 졸업생인 선생님과 외로운 목공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변호사,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 목장에서 말을 돌보는 일을 하는 등 그들의 삶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딱히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고 그저 이 여성들의 삶을 관조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여성들의 미묘하고 복잡한 심리를 따라가게 만듭니다. 이들이 타인을 만나며 나누는 대화, 행동들을 보며 관계를 .. 2023. 7. 1.
세 여인의 권력을 향한 욕망,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간략한 소개 이 영화는 , 등을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연출작입니다. 절대 권력을 지닌 히스테릭한 영국의 여왕 ‘앤’(올리비아 콜맨). 여왕의 오랜 친구이자 권력의 실세 ‘사라 제닝스’(레이첼 와이즈)와 신분 상승을 노리는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욕망 하녀 ‘애비게일 힐’(엠마 스톤)이 여왕 앤의 총애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버둥 치는 내용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의 감상 포인트와 캐릭터 분석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그려진 세 여성의 권력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는데 미장센과 카메라 워킹, 사운드가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빽빽하게 채워진 고풍스러운 미장센과 의상들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연극처럼 장이 구분되어 총 8 장으로 구성한 점도 인상적인 부분.. 2023. 6. 28.
잊지 말아야 할 그때 그 시절, <1991, 봄> (Courtesy to the Nation, 2017) 1991년 봄,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이 영화는 1991년 운동권에 있던 학생들의 죽음과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시작과 24년이 지난 2015년이 되어서야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국가에 의해 망가진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룹니다. 사법사상 유일무이의 죄명으로 ‘낙인’찍힌 강기훈이 유죄에서 무죄를 선고받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영화는 강기훈의 기타 연주회를 시작으로 그가 연주한 곡들이 하나씩 나오며 한 챕터씩 단락이 나눠지어 차근차근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길고 억울한 세월과 사건을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덤덤하게 잘 보여주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다큐멘터리보다는 극 영화적 구성 같았습니다. 기타 연주의 사운드가 각 상황들과 맞아떨어지며 정서적으로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했.. 2023. 6. 26.
16mm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 행복한 라짜로 (Happy as Lazzaro, 2019) 영화의 전개 방식과 종교적 관련성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속이고 착취해야 함을 아주 잘 드러내고 우리 사회의 씁쓸한 문제점을 신화적 사건을 모티프로 우화적으로 표현해 어딘가 몽환적이고 꿈속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반과 후반, 라짜로가 죽기 전과 부활한 이후 두 파트로 나뉘어 전개된다는 점인데 전반부는 목가적인 풍경의 고립된 시골마을 인비올라타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후반부는 도심 속 인물들을 보여주어 우리에게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만듭니다. 저는 무교이기에 종교와 성경에 관해 무지하 기에 이 영화가 종교적인 레퍼런스로 가득한 작품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너무나도 순수하고 이타적인 라짜로의 일관된 모습과 부활, 음악이 성당을 떠나 라짜로 무리를 따라오는 장면 등에서.. 2023.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