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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에 걸쳐 만든 성장영화, 보이후드

by 알맹이 202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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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후드> 영화 정보 및 줄거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미국, 드라마 장르의 영화로 러닝타임은 165분입니다.

여섯 살 ‘메이슨 주니어’(엘라 콜트레인)와 그의 누나 ‘사만다’(로렐라이 링클레이터)는 싱글맘인 ‘올리비아’(패트리샤 아케이트)와 함께 텍사스에 살고 있습니다. 아빠인 ‘메이슨 시니어’(에단 호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메이슨’과 ‘사만다’를 데리고 캠핑을 가거나 야구장에 데려 가며 친구처럼 놀아주지만 함께 살 수는 없습니다. 메이슨은 엄마의 일 때문에 자주 이사를 다녀야 하는데 이로 인해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친구와 만나며 자라나게 됩니다. 메이슨은 어린 시절부터 예민하고 예술적인 성향을 가졌고 점차 성장함에 따라 독립심과 권위적인 부모님과의 갈등, 첫사랑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실제 기록 영화

놀랍게도 이 영화는 실제 배우가 7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12년 동안 매년 만나 15분간 촬영해 만든 기록 방식의 영화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극영화의 느낌보다는 다큐멘터리 느낌이 강합니다. 마치 한 사람의 유년기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인생을 엿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2시간 반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며 점점 커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와 각각 그 나이에 맞게 겪을 법한 일들을 겪어가며 성장하는 모습들이 공감이 가면서 흥미로웠습니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한 부모 여성 가장으로서 엄마의 삶을 보여주는데 그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아픔과 혼란스러운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독이 아역배우들의 감정선을 세심하고 섬세하게 잘 포착한 것 같습니다. 특히 극 중 엄마가 대학교수와 재혼을 하여 재혼 가정을 이루게 된 후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가정 내에서 새아빠의 자식인 또래 아이들과 친해지며 어울리는 메이슨과 사만다의 모습은 그저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고 여느 또래 아이들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자에 폭력성을 드러내는 새아빠 때문에 아이들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가 메이슨의 머리카락을 자기 마음대로 짧게 잘라버리는 장면은 그의 강압적인 성격을 단편적으로 잘 보여준 장면이었는데 보면서 정말 화가 났습니다. 아무리 어린아이여도 주체성과 자신의 헤어 스타일은 자기 맘대로 할 선택권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제멋대로 해버리는 모습은 폭력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엄마가 보는 앞에서도 이러한 성향을 보이자 그 집에서 도망 나와 이혼하게 되지만 주변 환경이 또 바뀌게 되어 아이들은 혼란을 겪습니다. 이 나이대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 학교생활이 전부이기에 특히나 주변 환경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어릴 적 학원을 새로 가거나 새로운 곳에 가게 될 상황에 처할 때면 그곳에 적응하며 낯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어려웠고 무척이나 힘들었기에 이사를 가기 싫어하는 사만다와 메이슨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엄마라는 존재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주목해서 보았는데 메이슨의 엄마는 싱글맘으로 아이들을 혼자 키우는 동시에 꿈을 위해 공부해 결국엔 직업적으로도 성취를 이뤄냅니다. 몇 차례의 이혼을 겪기도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냅니다. 그러나 아이들도 성인이 되어 독립하고 혼자 남은 그녀는 메이슨 앞에서 흐느끼며 말합니다. "난 뭔가 더 있을 줄 알았단다." 여기서 그녀의 허무감과 허탈함, 공허 등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마 모든 엄마들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감정이었지만 저희 어머니도 자식들을 다 키워낸 지금 이러한 감정을 느끼고 계실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보이후드를 보고 느낀 점

전체적으로 보면 이 영화는 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들을 담고 있기에 평범한 우리들의 인생도 한 편의 영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저와 저의 가족들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멈춰져 있지 않고 계속 흘러가며 우리는 매 순간을 살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아픔을 겪기도 하고 누구나 그렇게 성장합니다. 그 모든 과정들과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것이기에 5년 후, 10년 후에 어떤 내가 되어 있을지, 앞으로의 시간들도 후회 없이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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