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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SF영화, 패신저스

by 알맹이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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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스의 전반적인 줄거리

120년 후의 개척 행성으로 떠나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 호가 있습니다. 여기엔 새로운 삶을 꿈꾸는 5,258명의 승객이 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은 90년이나 일찍 동면 상태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우주에 고립되어 단 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둘은 서서히 서로를 의지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두 사람은 우주선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마침내 오로라는 자신이 남들보다 먼저 깨어난 이유를 깨닫게 되는데, 사실 동면기의 결함으로 인해 오로라보다 약 1년 먼저 깨어나 혼자 생활하던 짐이 긴 고민 끝에 그녀를 깨운 것이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오로라를 깨운 짐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을까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약간 진부하고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거기서 깨닫는 바는 컸습니다. 사람은 혼자 있어선 결코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보다 행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상호작용이 중요합니다. 벽에 대고 백날 말해봤자 반응이 돌아오는가? 아닙니다. 서로의 말과 행동에 반응을 하며 주고받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입니다. 인간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고 삶을 영위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주인공 짐이 우주선에서 혼자 깨어나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홀로 보냈는데 이 시간 동안 미치지 않고 살아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그 오랜 시간을 혼자서 보낸 짐의 고통을 생각하면 오로라를 깨운 짐의 행동이 그저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옳고 그름의 잣대로만 본다면 분명 옳지 않은 행동입니다. 그러나 당사자 오로라가 아니고서야 우리 모두는 짐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누구도 그 상황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함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영화에서 3번째로 깨어났던 데크 책임자 거스도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짐이 자신을 깨운 것은 살인이라고 말하는 오로라에게 자신도 알지만 물에 빠지면 누군가를 끌어들이게 된다며 옳지는 않지만 이해는 된다고 말합니다. 짐도 오로라를 깨우기 전까지 윤리적 딜레마에 빠져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우주선에서 오직 혼자 있었던 그 시간 동안 오로라의 글과 영상을 보며 일방적인 소통을 했던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자 살아있을 수 있던 이유였을 것입니다. 

 

만약 내가 짐의 상황에 처했다면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하면서 봤는데 처음에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러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 나머지 모두의 동면기를 조작해 깨워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지만 이건 정말 엄청나게 위험한 행동이기에 실천하진 않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깨어나면 혼란만 가중될 게 뻔하고 각종 범죄와 살인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짐처럼 자신이 매료된 한 사람을 깨워서 그 사람과 지내는 편이 훨씬 나은, 최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왜, 군중 속 고독을 느끼는 것처럼 우리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나를 알아주고 진심으로 위해주는 소수, 혹은 단 한 사람이 있기에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인간관계에서는 다수와 얕은 친밀감에 유대를 만들어가는 것보다 한 사람과 깊은 유대를 쌓아가며 관계를 맺는 게 더 큰 만족감과 행복을 주지 않나요? 저는 그렇습니다. 이 크고 넓은 세상에서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사랑해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또, 나 또한 상대에게 그런 존재라면 그 삶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로라의 인생에 있어서도, 애초에 아발론에 탑승한 목적과는 멀어졌을지라도 짐과의 관계를 통해 삶에 더 큰 목표와 가치를 이루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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